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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데요원 at 2008-08-18 16:05:13 | 1098 views
극장판 엑스파일 봤습니다아~
누가 재미없다고 했어!!!
잘만 봤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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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엑스파일은 외계인도, 음모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연쇄살인범 스토리.
이 이후에는 적당한 까발리기가 들어있어 저 밑에 글을 내렸습니다. 휠은 조심스레 돌리시길...^^
극장에서 보실 분께 - 스탭롤 되게 짧습니다. 그러니 극장에서 보실 분은 꼭 스탭롤을 끝까지 봐 주세요. 팬이라면 좋아할 그만큼의 수확이 있어요^^
링크의 앞에는 h를 뺐습니다. 링크를 찾아가실 분은 주소창 처음에 h를 붙여주세요.^^
경찰질 빼놓고는 할 줄 아는게 없는 멀더는 의사인 스컬리가 먹여 살리는 신세가 되어 있다. 이미 모든 음모가 다 끝나있고 외계인은 더 이상 지구를 식민지로 삼지 않을테니 엑스파일의 소재거리가 없는 것은 당연할테지. 덕택에 멀더도 할 일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더의 그 편집증적인 성격은 여전하다. 여동생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멀더는 여동생을 잊지 못한다.
보통 엑스파일 스토리는 몇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외계인 에피소드, 음모 에피소드, 돌연변이 괴물 에피소드, 종교 에피소드, 초상현상(Portiana) 에피소드, 연쇄살인 에피소드, 그리고 코미디(...). 이런 면에서 볼 때에는 이번 에피소드는 전체적으로 연쇄살인 에피소드와 비슷하면서도 종교 에피소드의 요소가 곁들여져 있다. 전형적인 카터식 스토리 텔링이 잘 살아있는 에피소드랄까. 마치 시즌 4 이전의 카터식 연쇄살인 에피소드를 보는 듯한 느낌. 굳이 가장 가까운 분위기를 꼽자면 "3x08 공포의 지하실(oubliette ttp://www.zootv.pe.kr/xfiles/3x08.htm) 에피소드"라고나 할까.
시간이 흐를만큼 흘렀건만 '멀더는 믿고 스컬리는 믿지 않는다'. 스컬리는 여전히 '믿으면서도 믿지 않'고 있다. 특히 스컬리는 자신의 종교 문제나 의사로서의 신념 문제 등에서는 강하게 흔들리는데, 이런 부분은 엑스파일 전체에 깔려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그 전의 엑스파일과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다른 요소 때문이다. 그것은 외계인도 아니고 음모도 아니다. 바로 동거 중인 멀더와 스컬리의 관계 때문이다. 시즌 8까지 멀더와 스컬리의 이상 야릇한 관계는 많은 팬들을 설레게 해 왔다. 그러나 2008년의 멀더와 스컬리는 동거 중이고 같은 침대(!)를 쓴다. 때문에 1993년부터 1999년까지 멀더와 스컬리가 입을 맞추는 장면을 6년 이상 기다린 팬들은, 이렇게 부부가 되어버린 멀더와 스컬리의 분위기에 적응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연애 시절에 아무리 소심한 사람이라도 일단 결혼하고 나면 부부관계는 일상처럼 되어버린다. 멀더와 스컬리의 입맞춤도 마찬가지이다. 카터도 이를 의식한 듯 최대한 러브샷을 절제하는 듯 하지만, 지금의 멀더와 스컬리는 10여년 전의 그들과는 다르다. 엑스파일적인 긴장 요소가 빠져버렸으니 얘기를 진행하기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철저하게 팬 서비스 영화이다. 스탭롤 이후의 멀더와 스컬리의 수영복 신(특히 스컬리는 비키니(!)까지 입고 있다.)은 물론, 클라이드나 윌리엄에 대한 언급 등은 팬들에게 마치 반가운 친구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듣게 하는 감회를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런 저런 팬서비스적인 요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이번 엑스파일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주인공을 편하게 해 주었다"라고 말하고 싶다.
시즌의 최종화에서 멀더와 스컬리는 도망친다. 뉴멕시코로. 언뜻 생각하기에는 그들은 이제 수배가 되어 모든 것을 잃고 살아가야 하는 운명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멀더만 수배(?) 중이고 스컬리는 멀쩡히 일을 한다. 내 기억에는 스컬리가 사직서를 정상적으로 낸 적은 없는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지. 이유야 어쨌든 멀더는 이번 사건으로 편안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살아온 그들의 삶은, 도망자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평화로웠다. 나름대로 팬들은 자신이 애정을 갖고 있던 존재가 평화를 얻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의 안식을 얻을 수 있었겠지.
사적인 욕심으로는 존 도겟(로버트 패트릭)과 모니카 레이어스(애너베스 기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보고 싶었고, 외로운 총잡이들의 심령이 멀더 주위를 맴도는 것도 보고 싶었지만, 생각해보면 외로운 총잡이들의 심령이 멀더를 맴돌고 있다는 설정은, 망자들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뭐, 그나마 스키너를 본 것만으로도 감사라고나 할까? ^^
(그런데... 역시 스키너는 머슴이다. 이번에도 해결사가 되었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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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극장에서 발견한 팬 서비스적 요소 몇 개를 추가하자면...
1. 영화 중반에 멀더의 휴대폰 통화 목록에 엑스파일 관련된 스탭과 배우들의 이름이 보인다. 가장 위에는 Bowman 그 다음에는 Gillian 등의 순서인다. 아시다시피 롭 보우먼은 극장판 엑스파일; 미래와의 전쟁의 감독이고, 질리언 앤더슨은 스컬리역의 배우 이름이다.
2. 러시아의 미친 의사로 나왔던 배우는 Alex Diakun(오타가 아님. Daikun이 아니라 Diakun). 2x20 유령의 집(Humbug ttp://www.zootv.pe.kr/xfiles/3x20.htm)의 큐레이터 역과 3x20 호세의 소설(jose chung's `from outer space` ttp://www.zootv.pe.kr/xfiles/2x20.htm)에 등장한 최면술사역을 한 배우이다. 인상이 참 독특해서 한 번 보면 잊기 힘든 인상인데, 이번에도 나왔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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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외적인 상식(?). 실제 머리 이식 혹은 전신이식이라 불리는 수술은 1970년대에 로버트 J 화이트 박사 팀에 의해 최초로 시술되었다. 그는 원숭이 두 마리를 놓고 한 마리의 원숭이에게는 머리를 제거한 후, 다른 원숭이의 머리를 잘라 머리가 없는 원숭이에게 붙였다.(http://en.wikipedia.org/wiki/Robert_J._White) 그 원숭이는 그 후 약 일주일 정도를 더 산다. 사람들은 이를 머리 이식(head transplantation)이라고 불렀지만, 그는 이것을 전신이식(whole body transplantation)이라고 불렀는데, 어떻게 부르던 그것은 관점의 차이겠지. 하지만 이 연구는 윤리적 문제 등으로 인해 강한 반발을 받고 사라지게 되었다.
그 외에도 화이트 박사는 이 연구의 연장에서 머리가 두 개인 개를 만들게 된다. 영화에서 보게 되는 머리가 두 개 달린 개는 그 연구의 사진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 연구는 나중에 러시아에서도 이루어지게 된다(http://query.nytimes.com/gst/fullpage.h … wanted=all).
여담. 화이트는 이 '전신이식' 수술을, 지금은 고인이 된 '수퍼맨' 크리스토퍼 리브에게 해주기를 원했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그는 줄기 세포 연구 등의 분자생물학적 치료에 대해서는 강한 반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Comments
저도 "누가 재미없다고 했어!!! ... 재밌잖아." 이게 첫 감상멘트였어요. ^^;;
머리 붙이기 아니 몸 붙이기 시술... 카터씨 역시 있는 거 가져다 쓴 거 맞군요! (읽다보니 다시금 방영시절 분위기가 솔솔 나요! ^^;;)
제가 아는 동생도.. 첨부터 주구장창 투덜대는 친구를 옆에 두고
멀더가 등 돌린 채 얘기하는 장면에서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스키너가 나오는 장면에서 막 눈물나고 그랬다네요. ^^
근데 진짜 궁금한데요.. h는 왜 빼셨어요? 설마 에디 반 블런트를 기리는 차원에서?
jeanue 님 - 그냥 직 링크 하면 링크를 받으시는 분이 트래픽 초과로 부담을 겪으시게 됩니다.
하지만 직링크를 안 하기도 좀 거시기해서(논문에 주석 안 다는 꼴이죠.^^), 링크를 달기는 해야 할 텐데, h를 떼어버리면 링크를 쫓기 위해 h를 붙여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하죠. 그래서 쫓기 귀찮으신 분은 h가 없으면 안 쫓아가게 됩니다.^^
경제학의 기본 원칙이죠. '재화가 공정하게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하고 싶으면 가격을 만들어라.' '링크 부담'이라는 재화가 꼭 필요한 사람에게 가게 하고 싶은 '가격'이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