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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7~8시 사이에 죽었어요. 평소에 아이가 별로 아픈 기색도 없고 어제 아침만 해도 잘 뛰어다니고 잘 짖고 애교도 부리고 해서 그렇게 아픈건지 몰랐어요. 그냥.. 몇개월전에 털을 깎을 때 생긴 상처가 자꾸 덧나서 몇개월이나 보면서도 그거 상처 덧난거 하나 못 고쳐주나 싶고 뭐 그리 바쁘다고 병원도 못 데려가주나 싶어서 어제 큰맘먹고 병원에 데려갔었어요. 15년이나 살았으니까 요즘 솔직히 늙은 기색이 보이기는 했습니다. 조금만 뛰어도 숨차하는 것이 역력히 보이고.. 많이 자고.. 그래도 애가 명랑하고 밥도 잘 먹고 그래서 병이 깊은 줄 몰랐어요. 병원에서는 나이가 있으니 종합검사를 해보는 게 좋겠다고 해서 맡기고 집에 왔습니다. 그때만해도 집에 다시 못 데려올줄 몰랐어요. 6시 10분 정도 넘어서 검사 다 끝났다고 데리러 오라고 전화가 와서 6시 40분쯤 도착한 것 같아요. 먼 거리가 아닌데 어제 비도 오고 길도 너무 막혀서 동물병원까지 시간이 오래걸리더라구요. 그래도 차타고 가야 하는 거리였으니까요.. 갔는데 처음에는 검사때문에 마취제를 맞아서 애가 늘어져 누워있는 건줄 알았어요. 그런데 마취제를 맞은 것이 아니더라구요.. 검사하는 도중에 애가 못 버티더니.. 쓰러졌다고 응급처치 중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선생님도 저랑 어머니가 도착하기 전에 애가 죽을까봐 많이 놀라셨던것 같아요. 이런저런 처치를 했는데 나중에는 선생님께서 가망이 없다고 그러시더라구요.. 마음에 준비하시고 마지막 인사 하시라고.. 그러시는데 정말 믿고싶지 않다는 것이 어떤 마음인지 알겠더군요.. 벌써 죽었어야 했는데 정신력을 버틴다고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이름 불러주시면서 안정시켜 주시라고.. 쓰다듬어 주시라고.. 노환에의한 심장비대증으로 심장이 폐를 눌러서 폐렴까지 있었대요. 매일 안아주면서 이상하게 가슴부분이 좀 커진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늙어가면서 살이 더 찐건가보다.. 라고만 생각했고 애가 숨차해도 폐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도 못했어요. 자기 털 핥다가 털이라도 먹었나보다.. 그냥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밥도 항상 잘 먹고 변도 잘 봤으니까 건강에 이상이있다고는 생각 못했어요. 심장 안정시키는 주사를 놓으시고 응급처치를 하시더라구요. 어머니랑 제가 가서 부르니까 선생님은 아이가 혼수상태라고 했는데 어머니랑 저희를 한번 돌아보면서 눈을 마주치더라구요. 그리고 크게 한숨을 쉬더니.. 심장이 멈추더라구요. 애를 쓰다듬어 주는데 그게 느껴져서 너무 무섭고.. 너무 미안해서 항상 먼저 죽을텐데 생각은 해왔지만 그렇게 갑작스럽게 그날이 어제가 될줄을 몰랐습니다. 15년동안 같이 살다보니.. 이녀석이 이제 죽을때가 되었다고 항상 생각하고 살긴 했어요. 올해초만해도 쌩쌩했는데 여름지나면서부터 어딘지 기력이 점점 떨어져가는 것 처럼 보여서..내년까지 살 수 있을까.. 하긴 했지만 동물은 사람보다 길게 못산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음에 준비는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어제 병원에 데려간다고 나간게 집에서 마지막일줄은 몰랐어요. 아픈줄 알았으면 그럴 줄 알았으면 집이라도 더 한바퀴 돌아보게 하고 데려갈껄.. 아침에 한번이라도 더 안아줄걸.. 맛있는 간식이라도 하나 더 줄걸.. 바로 며칠전에 새로 사온 튿지도 않은 밥이랑 맛있는 간식이이라도 다 먹고 가지.. 좋아하는 간식 새로 사온거 아직 튿지도 않았는데.. 동물병원 선생님께서는 x-ray 결과 보여주시면서 병원에 안 오셨어도 하루 이틀 이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오히려 집에서 며칠 더 살았을 수도 있지만 더 고통스럽게 갔을 거래요. 병원에서 발작없이 편하게 갔다고.. 위로해 주시더라구요. 11년째 병원 하면서 병원 개업했을 때 아기로 찾아왔던 동물들이 이제 많이 죽어간대요.. 그런데 보면 힘들게 죽어가는 애들도 있는데 우리 애는 정말 고통없이 엄마랑 언니 보는 가운데서 편하게 갔다고 위로해주시더라구요. 집에서 가족들 다 없을때 혼자 죽었더라면..집에 가족들 들어왔을 때 얼마나 한이 되었을까.. 아니면 왜 아픈지.. 어디가 아픈지 왜 저러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울기만 했을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가족들 회한 덜 되게 하려고.. 어제 그렇게 병원에서 병명이라도 알고 간 것 같아요. 어제 하루 많이 같이 있어주시 못해서 미안하고 병원에 빨리 못데려가준거 미안하고.. 그래도 15년동안 가족들이 많이 사랑해줬으니까.. 그리고 집에서 죽어서 병원에도 못 데려가보고 죽게했다고 생각하지 않게 하려고 그렇게 착하게 간거같아요. 자꾸 생각나고 너무 슬프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쁘게 가족들 그마나 덜 힘들게 하려고 고통없이 갔다.. 생각하고 보내주려 합니다... 그래도 딱.. 한 번 만이라도 더, 아직 살아있는 녀석을 안아주고 쓰다듬어줄 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워리님과 주티비 드나드시는 분들께.. 여기에 이런글 남겨서 죄송합니다. 그래도..제가 자주 드나들던 게시판이라서..같이 살던 아이를 추모하고 마지막을 정리해주고 싶었습니다..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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